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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성명] 누구를 위한 조직개편인가
  • 이름관리자 날짜2017-09-29 오후 4:46:34 댓글0 조회82
  • 누구를 위한 조직개편인가


    한용길 사장의 문제로 가장 많이 지적돼 온 것이 ‘인사와 조직’이다. 올 상반기 직원 평가에서도 심각성이 뚜렷이 확인됐다. 그래서 당시 우리는 올 하반기에 다시 진행할 직원 평가에서 이 부분에 과연 개선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사장 경영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었다. 그리고 9월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됐다.

    직원들의 평가를 돕기 위해 인사와 조직의 문제를 성명으로 밝힌다. 짚을 문제들이 많아서, 지난번 성명에서는 인사 부분만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조직개편 문제다.

    9월 12일 실본부장 인사와 동시에 단행된 조직개편은 세가지다.

    1. 논설위원실을 보도국에서 분리해 미디어본부장 직속으로 배치
    2. 경인센터를 보도국에서 분리해 미디어본부장 직속으로 배치
    3. 디지털미디어센터 신설

    1은 한마디로, 보도국 소속의 논설위원실을 보도국 밖으로 빼서 격상시키는 것이다. “논설위원실장을 맡고 있는 직원의 장점과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특정 개인의 역할을 독려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는 것이다. 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조직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조직을 맞췄다는 것을 자인한 꼴이다. 특정 직원의 능력과 대외적 인맥이 출중해서 CBS에 기여할 바가 많다면, 그에 맞는 직책을 부여해서 인사하면 될 일이다. 개인을 독려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다니, 이것이 공조직에서 가능한 일인가.

    게다가, 같은 직함인데도 보도국 산하에 있으면 역할 독려가 안 되고, 미디어본부장 직속이면 비로소 동기부여가 된다는 전제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우리는 직원이 그렇게 요구했을 리가 없다고 믿는다. 이것은 회사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해당 직원에 대한 모독에 차라리 가깝다.

    2는 경인센터를 ‘보도’가 아닌 ‘사업’, 즉 돈 버는 조직으로 가져가겠다는 의미다. 조직이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조직에는 특성이 있다. 경인센터는 애초 보도국의 경인 지역 주재 형식으로 시작한 보도 취재 조직이다. 사업과 수익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좋지만 주객이 전도돼선 안 된다. 보도와 사업을 분리해서 사업 조직을 경영본부와 마케팅본부에 연결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보도 영역까지 보도국에서 아예 분리해버리는 것은 보도를 수익 논리에 종속시키려는 의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CBS 보도 정체성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문제는 지난 노사 공방협을 통해 따로 지적해서 합의문까지 작성한 바다.

    지난해 노사는 조직 슬림화에 합의했다. 지금의 조직과 간부 체계는 그 합의의 결과다. 시니어 선배들의 임금 희생 앞에 회사도 조직 슬림화를 통한 간부진 감축으로 동참하겠다는 합의였다. 이 합의 정신을 벗어나는 조직개편은 반드시 직원들이 납득할만한 이유와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회사는 노조와 직원들의 어떤 협의와 공유도 없이 8월말 임원 이사회에 이를 보고했다. 이 사실을 안 노조는 즉시 이 계획을 철회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회사는 9월 전체 이사회에서 그대로 강행 통과시켰다. 노조와의 합의 정신을 무시하면서 강행하는 이런 조직개편은 도대체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인가.

    약속된 하반기 직원 평가가 곧 진행된다. 직원들은 사장의 조직과 인사에 대한 문제가 무엇이고, 그간 나아졌는지를 냉정히 판단할 것이다. 사장은 이제 그 평가 앞에 서 있다.

    (조직개편 중 3의 과제에 대해서는 10월 노보를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2017년 9월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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