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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성명] 한용길 사장 2기의 과제
  • 이름관리자 날짜2018-07-02 오전 9:57:30 댓글0 조회177
  • 한용길 사장 2기의 과제

    우리는 지난 성명에서 사장과 경영진에 대한 9월 직원 평가 계획을 밝혔다. 사장이 인사한 현 참모와 간부진들이 9월까지 보여주는 역할, 그리고 9월에 사장이 단행할 인사와 조직개편 내용이 그 평가의 대상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평가의 기준도 분명히 했다. “가치”(콘텐츠/선교/ 조직의 CBS다움), “영향력”(콘텐츠/선교의 파급력), “지속가능성”(가치와 영향력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조직 활성화와 수익 기반 창출), 이 세 가지를 위해 9월까지 각 위치에서 어떤 구체적 전략들을 세웠는지, 그 이행을 위해 조직원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노력들을 시작했는지가 평가의 기준이다.

    세 가지 평가 기준별로, 한용길 사장 2기 현 시점의 과제들을 보자.

    먼저, “가치”는 노란불 상태다.

    한용길 사장 1기 동안 CBS의 가치가 결정적 상처를 입은 부분은 콘텐츠/선교/조직 중 특히 조직 분야였다. 문제 해결을 미루다가 CBS 이미지에 타격을 입힌 전남CBS 사태가 대표적이다. 만시지탄이지만 회사가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인 점을 평가한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우리 안의 곪은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CBS의 가치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지금 CBS는 제2의 전남CBS 사태로 비화될 또 다른 내부 모순을 안고 있다. 다름 아닌, 본사와 직할국이 아직 해결을 미루고 있는 ‘불법 고용’ 문제다. 법적으로 근로자성이 명백한 이들을 직접고용이 아닌 간접고용으로 불법 우회해 장기간 착취해온 악습이 CBS에 지금껏 이어져왔다. 곪아터지기 직전인 이 내부 적폐를 이제 끝장내야 한다. 당사자들이 소송 제기를 안 해주기만을 바라며 무대책으로 착취를 이어가는 소탐대실 경영을 지속하는 한, 전남CBS 사태 이상의 도덕성 타격을 CBS는 곧 입게 된다. 한용길 사장의 1기가 역삼각형 인력구조의 모순을 푸는 단추를 끼웠다면, 2기는 조직 내 일체 불법과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단추를 끼워야 한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CBS의 가치 리스크를 줄이는 일일 뿐 아니라 CBS 콘텐츠 전략의 안정적 수행에도 결정적 도움을 안기는 일이다. CBS를 이런 토대 위에 놓는다면, 이것만으로도 한용길 사장의 임기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단, 그 과정에서 생길 비용의 충격을 경영진은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합리적인 대안을 갖고 있다. 더 늦기 전에 해결 매듭을 지어야 한다.

    “가치”의 영역에서 시한폭탄과 같은 조직 분야 문제를 지적했지만, 콘텐츠와 선교도 안전하지는 않다. 물론 한용길 사장 1기에서 보도/편성 콘텐츠의 공정방송 이슈가 비교적 적게 제기된 점을 우리는 평가한다. 하지만, 관건은 선교TV다. 단협상 보도/편성/기술에 모두 있는 편집권 독립의 장치가 유일하게 TV에만 없을 뿐더러, 회사의 경영이 어려울수록 특히 선교TV에 대한 수익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계 저널리즘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은 물론이고, 선교 업무 역시 명분 있는 기획과 시스템을 통한 후원 증대라는 본래의 방향보다는 대형교회에 의존하는 수익 사업 위주로 흐를 위험도 커지기 쉽다. 이럴수록 중요한 것이 초심이고 긴 호흡이다. 한국교회에 손부터 벌리기 전에 CBS가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주겠다는 정신,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소명을 다하겠다는 결심, 이것이 그동안 각종 문화 콘텐츠와 교계 저널리즘으로 한 사장 1기에 일정하게 구현돼왔다. 이런 가치를 2기에 효과적으로 확산시켜서 긴 호흡으로 선교후원회원 증대와 CMS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다른 타협책을 찾아선 안 된다. 이게 흔들리면 끝이다. 한 사장의 약속도, CBS에 대한 믿음도 깨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영향력” 역시 노란불이다.

    한용길 사장이 1기 경영의 최대 성과로 꼽은 라디오 청취율은 지금 가장 중요한 표준FM의 경우 추가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하고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꺾인 상태다. 단, 지난해 최고치 상승 기록 후 재상승을 위한 숨고르기일 수도 있는 만큼 7월 청취율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TV 시청률은 유의미한 상승 추세가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노컷뉴스는 올해 들어 조금씩 다시 노컷뉴스 랭키순위가 오르기 시작하는 것과 노컷V의 유튜브 구독자 수가 증가한 것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단, 2016년초 150위권에서 2017년초 80위권까지 상승했던 랭키순위가 작년과 올해는 100~120위 박스권에서 횡보 중인 국면에 돌파구가 필요하다. 인큐베이팅 단계인 디지털미디어센터의 경우, 지난해 성과가 뚜렷했던 보도 시사 콘텐츠의 SNS 파급력, 그리고 독립 콘텐츠의 확산력이 현재로서는 보합 상태다. 수익 역시 아직은 뚜렷한 실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씨리얼 4.3 콘텐츠 그리고 웹툰 삼우실 등 콘텐츠들의 활약 등은 기대를 주는 요소지만, 유저 트렌드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전략과 활로가 적극 모색돼야 하는 시점이다. 이렇듯 한용길 사장 2기로 접어드는 지금, 콘텐츠 영향력은 전체적으로 횡보 상태다.
    노조는 지난해, 우리의 콘텐츠 영향력을 키우려면 "선택과 집중 그리고 Beyond"가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회사에 3개의 노사TF를 제안했다. 기존의 뉴스 시사의 파급력을 어떻게 라디오와 디지털 영역에서 강화시킬 건지를 논의하기 위한 <뉴스혁신TF>, 라디오를 넘어서 AI, 모바일 영역에서 어떻게 새로운 콘텐츠 활로를 찾을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한 <뉴미디어TF>, 콘텐츠 경쟁력 이상으로 중요한 게 플랫폼 경쟁력이라는 문제의식으로 제안한 <보도PP TF>였다. <뉴미디어TF> 결과는 ‘디지털미디어센터’의 신설로 이어졌고, <뉴스혁신TF>는 논의 결과가 문서화됐지만 실행은 아직 안 된 상태다. <보도PP TF>는 회사의 거부로 아예 구성조차 되지 못했다. 회사가 노조의 제안 혹은 노사TF의 결과물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단, 그 결과에 책임을 지면 된다. 다른 어떤 계획과 전략으로 우리 콘텐츠의 영향력을 키워낼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그 시행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 경영진의 몫이고, 그 책임을 묻는 게 노조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성”은 빨간 불이다.

    “가치”와 “영향력”은 언론사의 존재 이유지만, “지속가능성”은 존재 기반이다. 하지만 지금 회사는 지속가능성 면에서 곳곳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다.

    먼저 우려되는 점은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적잖이 감소한 부분이다. 이미 누구나 예측해 온 코바코 광고 매출 감소나 한국교회 교인 감소는 새삼 이유가 될 수 없다. 한 사장 역시 이런 환경을 기본 전제로 놓고 대안적 매출액 증대 전략과 미래 성장 동력을 약속하며 사장이 됐다. 그리고 임기 동안 기형적 인력구조와 노후한 환경 개선을 위해 인력과 환경에 투자했다. 남은 일은, 이런 CBS의 자산을 유기적으로 조직해서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인데, 문제는 이 매출 자체가 감소해버렸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상반기 적자 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수준인 50억원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인건비 상승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정작 인건비 상승분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억원 수준이라, 지금과 같은 적자 폭의 주범이라 할 수 없다. 결국 핵심은 비용이 아니라 매출이다. 투자와 매출의 선순환만 보인다면, 당장 적자라 해도 그것을 문제 삼을 수 없다. 이에 대해, 회사는 송신소 부지 개발이 미래 수익의 만능키인 듯 얘기한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 여부도 불투명할뿐더러, 해제 후 개발에도 엄연히 리스크가 존재한다. 노조는 약속대로 TF를 통해 엄격히 검증할 것이다. 사장과 경영진은 송신소 부지개발 사업에 기대지 말고, 올 하반기 미래 성장 동력 창출과 수익 다변화를 통해 전년 대비 매출 증대의 반전을 보여줘야 한다.

    CBS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해치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상처와 피해의식이 만연한 조직 문화다.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무책임한 업무 쏠림과 보상 없는 격무 현상이다. 특정 세대나 그룹에 격무가 몰리고, 정작 그에 대한 보상은 허술한 상태가 지속되다보니, 핵심 인력들의 번아웃 그리고 타 세대나 그룹에 대한 불만과 갈등이 생겨나게 된다. 이래서는 업무 경쟁력의 지속가능성도, 조직의 통합과 활성화도 다 허튼 소리에 불과하다. 다행인 것은, 새로운 국가적 법 제도 시행이 우리의 문제 해결을 밖에서부터 강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름 아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그리고 ‘연장근무수당의 합법 지급’ 적용이다. 우리는 이것이 CBS의 업무와 임금 체계 전반에 걸친 모든 비정상적인 규정을 전면 정상화 리셋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본다. 우리는 올 하반기 노사TF를 통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안을 합의할 계획이다. 허나 이걸론 부족하다. 시니어 업무 세팅과 제대로 된 보상 체계 수립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지금 상태로는 향후 10년간 시니어들의 상실감과 체념, 조직 내 세대 갈등은 불가피하다. 사장과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근무시간단축과 재택근무 적용에서 예외가 되는 다양한 시니어 업무들을 각국 간부들과 논의해 조직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이것이 이 회사 조직 활성화의 기초다. 조직 인센티브도 마찬가지다. 지금 회사가 객관적 기준 없이 이 조직, 저 부서에 그때그때 판단에 따라 격려성으로 나눠주는 인센티브가 애초 취지대로 순기능을 하는지 이젠 돌아봐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인정하고 수긍할 수 있는 인센티브로 업그레이드시켜서 진짜 조직 활성화의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올 하반기에 위 세 부분에 대한 리셋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CBS 조직의 지속가능성이 달린 문제다.

    지금까지 정리한 “가치”, “영향력”, “지속가능성”의 과제 해결을 위해 사장과 경영진이 9월까지 각 위치에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 또 9월의 조직과 인사를 통해 그 과제들에 대해서 어떤 해결의 단초와 비전을 보여주는지를 우리는 주시할 것이다. 타사가 하반기를 시작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행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회사는 이미 보고 있을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9월의 직원 평가 결과는 향후 노사 관계를 근본적으로 규정할 첫 단추가 될 것이다.

    2018. 7. 2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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