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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성명] CBS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이름관리자 날짜2018-09-04 오후 5:01:22 댓글0 조회77
  • CBS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침반을 잃은 느낌이다. 한용길 사장의 연임 3개월이 지난 지금, CBS는 항로를 잃고 표류 중이다. 더 나은 3년을 기대했던 직원들 사이에서 시계 제로의 CBS 미래를 놓고 심상치 않은 한숨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 사장이 초임 3년의 성과로 가장 많이 언급했고 연임 후 비전으로도 제시했던 것이 “과감한 투자 속 흑자 경영”, “라디오 청취율 상승”, 그리고 “송신소 개발”이었다. 그리고 연임 선거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약속한 것은 “제대로 된 인사”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어떤가.

    먼저 “과감한 투자 속 흑자 경영”.
    한용길 사장의 핵심 성과로서 직원들의 사기를 올린 게 이것이라는 평가였지만, 연임 직후 상황은 거짓말처럼 뒤집히고 있다. 인적 투자에 대한 긴축 발언이 수시로 나오고 있는데다, 매출은 속수무책으로 급감하면서 흑자 경영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태다. 어떻게 사장 연임 전과 후가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느냐, 한 사장에게 앞으로 바랄 것이 그러면 무엇이냐, 이런 직원들의 자조가 안 나올 수 없다.

    다음으로 “라디오 청취율 상승”.
    뉴미디어 전략보다 레거시 미디어 전략을 항상 우위에 놓았던 한 사장이 최고의 성과로 줄기차게 강조해온 것이다. 그 핵심은 라디오 주력채널인 표준FM의 청취율 증가였다. 하지만 지금 표준FM의 채널 청취율은 감소세로 돌아선 뒤 반등의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분기별 채널 청취율 조사에서 두 분기 연속 청취율이 감소하고 세 분기 연속 반등하지 못한 것은 2015년 한용길 사장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송신소 개발”.
    한용길 사장이 거의 유일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던 것이다. 연임 후 CEO 메시지에서는 ‘지난 3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마침내 눈앞에 바라보고 있다. 이를 통해 CBS는 더욱 크게 성장할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라고도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송신소 개발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가 경기도에서 최종 부결됐다. 조건부 유보가 아닌 부결이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인사”.
    다시는 인사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줄 인사를 하겠다는 것을 사장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다. 하지만 한 사장 연임 후 핵심 인사에서 또다시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가 단행됐고, 상당수 직원들이 그 결과에 황당함을 표시했다. 더욱이 최근 인사위원회가 특별한 명분 없이 한 핵심 인사에 대한 과거의 ‘무급휴직’ 결정을 뒤집고 ‘2년치 기본급 소급지급’ 결정을 내리면서 사내 비난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폭발했다. 원칙과 일관성 없는 인사 앞에 직원들은 ‘이게 회사냐’며 체념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이 지금 희망을 찾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결과치’에 대한 실망 때문이 아니다. 문제는 그 결과를 향해 가는 과정, 그리고 그 결과를 대하는 경영진의 태도다.

    적자 문제부터 들여다보자.
    회사는 상반기 적자 폭을 걱정하겠지만,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적자 폭이 아니라 매출의 내용이다. 매출이 늘고 있다면, 특히 새로운 매출의 단초가 발견된다면, 단기적 적자는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매출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희망의 근거가 될 신규 매출의 씨앗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이미 예견됐던 코바코 광고의 감소를 대신할 매출 증대 전략도 찾아볼 수 없다. 정책이 뭐고 방향은 뭔지를 직원들은 알 수 없는 것이다. 문제는 적자 자체가 아니라 바로 여기에 있다.
    라디오 청취율도 마찬가지다.
    한 사장은 연임 직후 CEO 메시지에서 CBS 매체 영향력 확대를 언급한 끝의 결론으로 “CBS가 라디오 No.1을 달성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격변하는 2018년의 미디어시장에 대처할 CBS 사장의 가장 큰 꿈이 여전히 레거시 미디어인 ‘라디오’에 맞춰져 있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과연 합당한가. 3~4% 청취율에서 오르내리는 등락폭보다 중요한 문제는 사장이 갖고 있는 매체 패러다임이다.

    송신소 개발도 다름 아니다.
    송신소 부지의 그린벨트 해제는 최선을 다해도 부결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산된 결과 자체보다, 왜 한 사장의 ‘미래 성장 동력’이 송신소 개발 하나에만 머물러 왔느냐 하는 것이다. 송신소 개발 무산이 곧 한 사장 임기 동안의 미래 성장 동력 상실로 연결되게끔 한 것은 바로 한용길 사장 자신이다. 물론 목동에서 가장 저평가돼 있는 우리 본사 사옥의 재개발이 CBS의 중요한 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를 위해 임시적으로라도 본사 업무를 이전할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직원은 거의 없다. 문제는 그러한 이전의 방법이 왜 ‘송신소 부지 개발’밖에 없느냐 하는 점이다. 회사는 부결 결정이 내려진 후에도 다른 대안 검토 대신 또다시 오로지 송신소 부지에만 어떻게든 매달리려는 태세다. 우리는 바로 이런 회사의 태도에 암담함을 느끼는 것이다.

    회사는 10월에 전국 워크샵을 진행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직원들과 경영진이 획기적으로 소통하고 분명한 비전을 보여주는 데에 방점을 찍은 워크샵이라면 우리는 찬성이다. 하지만 사장과 간부의 일방적 연설과 발표 외에는 그저 모여서 인사하고 즐겨보자는 워크샵이라면 우리는 단호히 반대한다. 지금 CBS에 필요한 것은 ‘희망의 근거’이지 ‘만들어진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여론이 이럴진대, 오는 9월에 단행될 인사와 조직개편의 중요성은 다시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CBS는 지금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묻는 지금의 대다수 직원들에게 분명한 답과 메시지를 주는 계기가 돼야만 한다. 타사가 하반기를 시작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정책과 비전을 인사와 조직개편에 담았는지 경영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연임 후 3개월간 사장이 고민해온 결과가 이번 인사와 조직에 표현될 것이고, 그것은 곧 연임 후 3년의 지표가 될 것이다. 우리가 이달말 진행하겠다고 밝힌 사장과 경영진 평가도 이에 근거한다. 이미 밝혔듯이 9월의 전 직원 평가 결과는 향후 노사 관계를 근본적으로 규정할 단추가 될 것이다. CBS의 미래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이 서면, 사장도 재단이사장도 제 임기를 다 못 채우게 만든 것이 우리 직원들이다. 사장과 경영진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8. 9. 4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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