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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성명] 마침내 이뤄낸 정관개혁, 그 성과와 남은 과제들
  • 이름관리자 날짜2018-09-18 오전 10:14:42 댓글0 조회92
  • 마침내 이뤄낸 정관개혁, 그 성과와 남은 과제들

    CBS의 지배구조를 결정하는 규정, 바로 정관이다. 재단법인 CBS를 책임질 리더의 자격을 부여하고 선출하는 모든 규칙이 이 정관에 담겨 있다. CBS의 성격과 미래를 좌우하는 지배구조 개혁은 따라서 정관개혁의 동의어다. 직원들이 2000~2001년 중앙언론사 사상 최장기간의 파업을 한 것도 결국 정관개혁이 목표였고, 작년부터 직원들의 재단이사회에 대한 서명과 시위, 노조 간부의 단식 등을 통해 이루려 한 것도 같은 목적이었다. 그 결과 2000~2001년 파업으로 얻어낸 1차 정관개혁에 이어, 15년만의 2차 정관개혁이 드디어 지난 9월 14일 재단이사회에서 통과됐다. 직원들이 함께 자축할 일이다. 그리고 현 직원들뿐 아니라 퇴직한 선배들의 모임인 CBS 사우회에서도 연대 서명을 통해 이번 정관개혁에 힘을 실어줬다. 감사한 일이다.

    어느 언론사든 정관의 개혁은 곧 이사회를 향해 있고, 그 지향은 외부 권력의 부당한 간섭이 틈입하는 것을 막는 데에 있다. 지금 방송개혁을 외치며 타 방송사 노조들이 여기에 매진하는 이유 역시 정치권력 및 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함이다. 우리 CBS는 정치 및 자본 권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강력한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왔다. 그것은 선배들이 만들어온 빛나는 전통, 그리고 단협에 못 박은 막강한 공정방송 조항들 덕분이다. 하지만 CBS는 타 방송사에는 없는 권력 작동이 가능한데, 그것이 바로 교권이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와 자본 그리고 교계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권력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사를 만들기 위해 싸워왔으며, 그 종착지가 바로 정관개혁이었다. 따라서 정관개혁은 현 재단이사회가 스스로 갖고 있는 권력을 일정하게 내려놓고 견제의 틀을 수용하는, 일종의 자기 개혁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럼에도 직원들의 요구를 경청하고 일정한 범위에서 처리한 현 재단이사회의 개혁성을 우리는 평가한다. 이로써, CBS가 한국교회와의 건강한 유대는 더 강화하면서 교권의 부당한 간섭은 배제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를 마련하게 됐다.

    이번에 이뤄진 정관개혁의 핵심은 ‘사장 선출 구조’의 개혁이다. 그 중 사장 임기를 연임제에서 단임제로 고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우리가 6년 전부터 단임제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이유는 두 가지였다. 먼저 한 가지는, 지금까지의 사장 3년 연임제가 사실상 6년 임기제에 다름 아니며, 타사에는 없는 CBS의 사장 6년 임기 수행이 내외적 환경에 맞지 않다는 게 충분히 드러났다는 점이다. 하지만 더 큰 의미는 또 다른 이유에 있다. 그간 연임제가 사실상 6년 임기제로 변질된 데에는 3년 뒤 재단이사회의 ‘간택’을 받아 연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장과 재단이사회의 ‘특수 관계’의 작용이 어쩔 수 없는 배경이 돼 온 게 사실이다.
    교권이 틈입하는 구조가 바로 연임제에 있었다고 우리 직원들이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4년 단임제의 통과는 재단이사회가 쥐던 칼을 내려놓고 이사회의 개혁성을 스스로 천명해준 매우 뜻깊은 사건이라는 것이 우리의 평가다.

    그 뿐 아니다. 지금까지 정관에는, 이번에 통과된 금권·청탁에 대한 금지, 사장 후보 운동 과열을 막기 위한 퇴직 시한 조정, 사장 후보와 이사의 1:1 운동이 아닌 재단이사회의 사장 후보 전체 공청회, 사장 후보가 출석하는 교회 소속 이사의 사장추천위원회 배제 등과 같이, 공정하고 투명한 사장 선거를 위한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규정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사장 후보로 나서기 전에 4개월 이전에 미리 사표를 쓰게 하고 투표권을 가진 이사들과의 개인적 만남을 통해 제한 없는 운동을 펼치도록 추동해 온 것이 그간의 정관이었다. 전문성과 공정성을 위해 배척돼야 할 정치·경제적 부정 요소들이 견제 없이 틈타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번 정관개혁으로 이를 막기 위한 규정들이 마침내 마련됐다. 비로소 우리의 정관이 상식선에 가닿게 된 것이다.

    ‘사장 선출 구조’에 대한 이와 같은 개혁 성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개혁 과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CBS 정관개혁의 핵심은 3가지다. ‘이사회 개혁’, ‘사장선출구조 개혁’, ‘직원 역할 강화’. ‘이사회 개혁’을 위해 우리가 주장해 온 것은 이사의 자격 명시, 이사 임기 제한, 특정교단 이사 가중치 제한 경영이사제 폐지 등이었다. ‘직원 역할 강화’를 위해 주장해 온 건, 재단이사회에 직원 추천 이사 신설, 사장추천위원회에 직원 수 확대 등이었다. 하지만 이번 정관개혁에서는 ‘이사회 개혁’과 관련해 경영이사제(CBS에 일정한 돈을 내면 이사직을 주는 일종의 기여입학제) 폐지만이 통과되고 나머지는 다뤄지지 않았다. ‘직원 역할 강화’ 역시 이번 정관개혁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이는 이번 정관개혁이 갖는 분명한 한계다. 앞으로 우리가 다시 힘을 합쳐 이뤄내야 할 과제다.

    일정한 성과와 과제를 안고 처리된 이번 정관개혁으로, CBS는 일단 새로운 기반에 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정관은 제도일 뿐이다. 이것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는 것도, 또 사장과 경영진이 제대로 된 경영을 하도록 감시·견인하는 것도 바로 우리 직원들이 몫이다. 우리는 정관개혁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남은 과제를 해결하는 일, 나아가 그런 제도로 선출되고 구성된 리더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일에 앞으로 매진할 것이다.




    2018. 9. 17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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