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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성명] 한용길 사장 연임 선출 1년, CBS의 현 주소는?
  • 이름관리자 날짜2019-05-30 오후 12:30:57 댓글0 조회178
  • 한용길 사장 연임 선출 1년, CBS의 현 주소는?

    한용길 사장의 연임 확정일이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이다. 직원의 연임 반대 평가에도 불구하고 재단이사회의 최종 낙점을 받아 연임된 한용길 사장, 그의 선출 1년이 지난 지금 CBS는 3가지 중대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첫 번째는 수익의 위기다.

    CBS의 매출은 지난해에 구조적 감소세로 들어섰다. 매년 15~30억씩 줄어드는 코바코 광고를 지금까지 메워온 것이 CBS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협찬이었는데, 협찬의 정체가 지난해 시작된 것이다. 지난 8년간 총 100%나 증가해 온 행사협찬이 지난해 처음으로 하락했다. 방송협찬도 연평균 8% 가량 늘어오다가 지난해 증가율이 1%대로 내려앉았다. 경기 상황과 법적 환경 변화 그리고 CBS의 현 매체력을 감안할 때, 지금의 협찬액이 조직원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찍은 최고점이라는 데에 큰 이견이 없다. 그러면 헌금이 대안일까. CMS를 포함한 선교후원의 괄목한 성장이 CBS의 감사 제목임에 틀림없으나, 방송헌금과 선교행사수입의 감소 속에 지난해 총 헌금액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1% 증가에 머물렀다.

    수익다각화를 못 이룬 한 사장 체제에서 이런 매출 한계는 이미 예측된 것이었다. 그런데도 인력 투자는 긴 로드맵과 혁신 전략 없이 진행됐고, 이로써 CBS는 적자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CBS의 매출액이 지난 8년간의 평균 증가율만큼 앞으로 매년 증가한다 해도, 인건비 역시 같은 증가율로 증가한다면, CBS의 적자는 한용길 사장이 임기를 마칠 때 지금의 2배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노사혁신TF의 예측이다. 구조적인 수익 위기, 즉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두 번째는 조직의 위기다.

    사장부터 당장 매출을 키우기 위한 루틴 업무 외에는 조직의 체력과 체질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 없다. 그러니 조직의 혁신과 활성화를 위해 노사가 공들여 만든 정책이 뭐고 그게 왜 이행이 안 되는지, 아니, 이행이 되는지 안 되는지조차 무관심하다. 사장의 조직 리더십이 이렇다보니, 조직의 장들도 예외가 아니다. 내부 조직원과 적극 소통하고 타 조직과 협업해서 조직의 활력을 키워내는 조직 간부들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런 조직들을 목표에 맞춰 조율하고 정책을 실행하는 일은 아예 먼 나라 얘기가 돼 버렸다.

    이러면서 각 조직 내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터져 나왔다. 이렇게 고장난 공조직의 기능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몇 차례의 노사TF였다. 회사가 노조와 함께 만든 정책은 노조의 협조를 얻을 수 있기에 타 정책에 비해 시행 조건이 좋다. 하지만 그런 노사합의안마저도 한용길 사장 체제에서 번번이 휴면 상태에 처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의 체력과 체질이 쇠해가고 조직문화가 퇴행하는 것은 어찌 보면 순리다.

    예를 들어보자. 조직 활성화와 체질개선을 위해 노사가 합의한 평가제와 시니어 적합업무제는 벌써 3년째 잠들어 있다. 회사의 답은 더 가관이다. “아직 좀 더 준비가 필요해서” 혹은 “각 조직들이 협조를 안 해서”. 최근 노사가 합의한 혁신안도 마찬가지다. 혁신TF가 각 조직의 혁신 요구와 필요를 담아 혁신 과제를 기껏 정리해서 제시했더니, 이걸 바탕으로 조직별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합의는 정작 휴지조각 신세다. 6월초까지가 논의 시한인데, 회사는 조직별 기구 구성 자체를 확인하는 데에만 한 달을 보냈다. 조직별로 본격 논의가 시작조차 안 된 것은 물론이다. 심지어 회사가 그토록 합의안에 넣고자 노력했던 지역 정책도 정작 이행을 위한 논의 국면에서 회사는 뒷짐이다. 본사 간부들은 “조직 혁신과제가 뭐야. 기구 어쩌구는 들어봤는데”라고 냉소하고 지역에서는 “그래서 광역TF에서 뭘 얘기하면 되는 거에요?”라고 묻는다. 경영진에 따지니 “그 조직들에 뭘 기대해. 이거 어차피 해봐야 안 돼”라고 답한다. 이런 코미디가 없다. 합의한 정책이 설령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근본 취지를 살리며 시행 과정에 보완하려는 경영진의 책임 있는 태도 역시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철학도 용기도 소통도 근성도 부족한 이 회사 경영진들의 나른함과 냉소 속에 조직은 밑동부터 허물어져가고 있다.

    세 번째는 직원의 위기다.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내려놓고 동기부여를 잃는 순간, 조직도 수익도 없다. 직원의 위기가 가장 중요한 이유이며, 지금 CBS가 처한 위기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CBS의 직원들은 당장의 수치만을 보고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당장 적자가 나도 뭔가 조직이 하나로 꿈틀대거나, 돈을 더 못 받아도 가치와 자긍심으로 보상을 받거나, 지금은 힘들어도 나아질 희망이 보이거나, 처우에 불만은 있어도 조직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우리 직원들은 동기부여와 활력을 잃지 않는다. 직원의 위기는 그마저도 찾을 수 없을 때 발생한다. 바로 지금이 그렇다.

    이런 직원 전반의 불안과 불만, 불신 속에 한 사장에 대한 여러 의혹들도 직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들어오는 이런 의혹들을 하나하나 확인 중이다. 실제로 문제가 발견된다면 노조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혹여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한 사장은 직원들의 의혹 제기가 갖는 본질을 봐야 한다. 회사를 걱정하는 많은 직원들은 CBS가 처한 3대 위기를 겪으면서 한용길 사장에 대해 이런 문제의식들을 지속적으로 품어왔다. ‘조직이 이 모양인데, 대체 사장은 왜 여기에 눈 감는 것인가’, ‘지금 경영진의 맨파워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인사가 왜 저런가. 사적인 의도 때문 아닌가’, ‘인센티브를 주는데, 왜 조직평가제를 무시하고 임의로 주나’, ‘회사가 적자 났는데, 격려금으로 특정부서에 돈잔치를 하고 해외여행을 보내는 게 말이 되는가’. ‘사장은 왜 원칙 없이 선심성 경영을 하나’. 당장 사장의 이번 미주 출장을 놓고서도 ‘어려운 시기에 왜 그 많은 직원 간부들이 따라가야 하나?’, ‘그 간부는 왜 참석을 한 건가?’ 하는 비판이 나오고 있고, 회사가 이에 납득할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것대로 다시 문제를 지적할 것이다. 직원들 사이에 번져있는 이런 문제의식들은 유사성을 갖는다. 한 사장의 ‘무원칙, 불투명, 방만함, 사유화, 정책 빈곤’이 그것이다. 사장이 직원들의 이런 평가와 불신을 불식시키지 못하는 한 직원의 위기는 끝나지 않는다. CBS에 대한 희망과 신뢰를 잃은 직원의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 사장 임기 동안 조직의 위기도, 수익의 위기도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이 모든 위기의 책임에 노조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회사를 걱정하는 CBS의 직원들은 경영진의 문제를 바로 잡을 노조에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노조는 제 역할을 충분히 못 했고 경영진을 불신하는 직원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지 못했다. CBS에 대한 직원들의 냉소와 좌절, 불안이 더욱 커진 데에는 노조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인정한다. 노조위원장은 이 부분을 매우 아프게 반성하고 있다. CBS 노조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제 역할을 할 것을 또한 약속한다.

    한용길 사장의 임기는 앞으로 2년 더 남았다. 65년 역사의 CBS가 허물어지는 데에 2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한 사장에게 경고한다. 지금 CBS의 위기를 직시하라. 직원의 위기를 넘어 조직의 위기를 극복하는 작업을 시작하라. 이것이 CBS가 살 길이고, 또 한 사장이 온전히 임기를 채우는 길이다.


    2019. 4. 30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