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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CBS 반태경 위원장 “살아 생동하는 노조 만들겠다” [출처 : 고발뉴스닷컴]
  • 이름관리자 날짜2021-06-01 오후 6:32:06 댓글0 조회197
  •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306

    언론노조 CBS 지부(이하 CBS 노조) 22대 위원장으로 반태경 PD가 선출되었다. CBS 노조는 지난 4월 30일 위원장 선거에 반태경 후보가 단독 출마해 총 유권자 344명 중 292명이 투표했으며 찬성 282표를 얻어 97.2%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2005년 공채 26기 PD로 입사한 반태경 당선자는 <다시 쓰는 루터로드>, <북간도의 십자가> 등을 연출했다. 또한 CBS 노조에서 공정방송위원회 간사와 수석 부지부장을 역임했다. 당선 소감과 함께 앞으로 계획 등을 듣고자 지난 27일 반 당선자와 전화 연결을 했다. 다음은 반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생동하는, 민주적인, 조합원들‧약자들과 함께하는 노조 만들 것”

    - CBS 노조 22대 위원장으로 선출되었잖아요. 소감 말씀 부탁드려요.

    “노조 위원장이라는 자리가 주는 부담이 상당하더라고요. CBS는 노동조합의 역할이 다른 언론사보다 막중하거든요. 그러니 제가 잠이 많은 사람인데 그 조직을 대표한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밤잠을 설치거나 새벽에 깰 때도 많더라고요. 그럼에도 정견이라고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생동하는 노조, 민주적인 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호흡하는 노조, 사내외 약자들과 함께 하는 노조라는 기본적인 출마의 변을 되새기면서 2년간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생각 하고 있습니다.”

    - 어차피 이전 집행부에서 공정방송위원회 간사와 수석 부지부장을 맡았잖아요. 그럼에도 다른가요?

    “비전임 집행부와 전임 집행부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당선 이후 한 달 동안 절감했어요. 물론 이전에 비전임 집행부를 할 때도 나름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려 했었고 인정받았지만, 아무래도 PD라서 맡고 있는 업무들에 더 신경을 써야 했던 것도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막상 전임 위원장으로 당선되어 준비하다 보니 알게 되는 회사 내외부 정보들이 들어오는 게 확연히 차이가 나더라고요.”

    - 그래도 업무 파악은 좀 되지 않았나요? 집행부가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잖아요.

    “그렇죠. 그동안 비전임이나마 노동조합 활동을 했던 사안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은 크게 걱정이 없는데 그래도 알아야 할 정보나 지식의 차원이 달라서 5월 중순부터는 하루에 두세 시간씩 노조 사무실로 와서 위원장하고 대화하고 있던 자료들을 인수인계 받으며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열심히 공부 중입니다.”

    - 아무래도 CBS는 라디오 중심이라 TV PD는 많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 않나요? 아무래도 자기 식구가 많아서 힘이 나는데.

    “그렇죠. 여전히 라디오 중심이고, 저는 입사하고 15년 넘게 케이블 기독교 전문 채널에서만 일해 왔기에 그런 걱정을 해주시는 분이 많은데 그래도 전 그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업무적으로나 업무 외적으로 여러 동료 선후배들을 만나서 활동도 했고 10년 전 일이지만 저희 회사가 보도전문 채널을 준비할 때 준비 TF에서 반년 가까이 일하면서 보도국 선후배들을 만났어요. 그래서 회사 내 전반적인 상황을 알려고 노력했고요.”

    - 노조에 대한 고민을 오래 하셨는데 고민 중 가장 큰 건 뭐였어요?

    “노동조합에 대한 고민을 오래 하긴 했어요. 어느 단위처럼 CBS도 노조의 조직력이 많이 떨어졌거든요. 그 상황에서 내가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하나 있었고 당선되고 한 달여 간 여러 조합원을 만나가며 노조의 숙명은 ‘욕받이’라는 걸 새삼 느꼈는데 그걸 개인적으로 잘 버텨낼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지금 40대 중반이고 노조 전임 2년을 마치게 되면 40대 후반으로 복귀하게 될 텐데 작지만 의미 있었던 여러 다큐를 만들었던 PD로서 작품 활동을 못 하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래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진부한 말을 되새기며 정면 돌파하기로 하고 두 달 전 즈음 결심했고 무사히 당선되어 취임을 앞둔 상황입니다.”

    - CBS 노조 조직력이 왜 떨어졌을까요?

    “들어보면 모든 사업장이나 언론사와 마찬가지인 거 같아요. 특히 CBS는 상황이 어려워서 노조 조직력이 완화되는 상황이 하나 있고 또 세대 갈등이나 기자 PD 아나운서 등 직군 간의 미묘한 차이가 존재하고 있고요, 아시겠지만. CBS 노조는 5~6년 전 임금피크제도 도입 문제로 노조가 분열됐다가 다시 합친 아픔도 존재해요. 거기에 CBS는 서울-지역 간의 이해 부족 그리고 소통 부재로 인한 잠재된 갈등 요소까지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사내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260일이 넘는 언론노조 최장기 파업을 했던 강력한 노조였다고 평가되는 데 그때보다 조합원은 늘어났지만, 조직력은 느슨해지니까 지금 그런 상황이 다시 도래하면 노조 깃발 아래 모이고 파업할 수 있을까 라는 회의를 가진 동료들이 상당수거든요.

    특별히 작년 초부터는 코로나로 인해 조합 활동의 기본인 ‘만남’이 힘들어졌기에 노조의 힘도 많이 약해졌다고 분석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다시 한번 조직력을 복구하고, 구성원들에게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사안을 이해하고 경청하고 중재하려고 노력하고요.”

    -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세요?

    “CBS는 최근 10여 년간 항상 위기였어요. 특별히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 모두가 겪는 어려움도 있죠. 대외적으로는 코바코의 광고 결합 판매 제도가 헌법재판소에 판결이 나면 어떻게든 개편될 텐데 거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걱정하는 동료들이 많거든요. 제가 얼마 전 박재홍 위원장을 따라 언론노조 지역 결합 판매 TF 회의에 참관 하러 갔었어요. 거기 MBC, 지역 MBC 지역민방, EBS, OBS, CBS 등 다양한 조직이 왔는데 모든 조직, 입장이 다 다르고 문제점과 해결책이 다르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려우니 도와야 합니다’라고 정부의 시혜를 바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방송 기능이 산업적인 것만은 아니잖아요. 산업적인 차원을 넘어선 언론사마다 고유의 역할이 있고, 그것을 유지하게 발전시키는 게 결국 모두의 민주주의와 공익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당위’들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당위만 얘기하다 보니 안 되잖아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언론노조 내에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지본부 또 회사와 잘 풀어갈 예정이에요.”

    - 내부 문제는 뭘까요?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인데 현업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죠. 역피라미드를 넘어 호리병 구조거든요. 퇴직을 앞둔 시니어 선배들이 많고 현 사장이 많이 뽑아 아래 직원도 부족하지 않지만 좀 있는데 실제 중간 연차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요. 그러니 노조 일이든 회사 일이든 할 수 있는 동력이 안 되더라고요. 그리고 세대갈등까지 아니지만 최근에 입사한 90년대생들은 조직이나 회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사람들에게 노조가 꼰대처럼 다가서면 안 되잖아요. 어떻게 CBS에서 노조가 가진 의미를 잘 설명하고 견인해 나가고 함께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고 과제입니다.”

    - 선거에서 찬성률 97.2%를 기록했어요. 단독 후보라서 높긴 한데 그럼에도 노조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이유는 뭘까요?

    “그것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전전임 위원장이 노조 위원장과 사장이 임기를 같이 시작하도록 바꿔 놨어요. 장단점이 있는 거 같은데 노조 선거운동 과정이 사장 선출 과정과 겹쳤거든요. 여러 가지가 있어서 노조 선거가 화제가 안되는 거예요. 그래서 걱정이 많았고요. 또 하나 전임 지부장들은 사내에서 영향력이 높았던 선배들인데 전 그 정도까진 아니라서 만약에 선거했는데 과반수밖에 찬성을 안 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단독 출마이긴 하지만 1주일 휴가를 내고 전국 12개 지역 지부를 다 순회하며 조합원들을 만났거든요.”

    - 코로나 시대라서 그게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쉽지 않았지만 재밌게 돌았고요. 처음 가본 도시도 많았고요. 원래 조합원들이 서울에서 위원장 후보자가 오면 식사라도 하며 대화를 나누는 훈훈한 전통이 있는데 코로나19라는 특수성 때문에 일부러 식사 시간을 피해서 지역 조합원들을 만났어요. 아쉽기는 했지만 즐거운 과정이었고 그렇게 눈인사라도 한번 해보니 조합원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어서 앞으로 2년간 노조 운영할 때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서 후회가 전혀 안 됩니다.”

    - 지역 조합원들은 어떤 얘기하나요?

    “지역 CBS는 라디오 방송 위주로 운영되어서 큰 규모라고 해봤자 직원이 30명 내외고 10명 내외로 운영하는 지역도 많아요. 취재다운 취재, 제작다운 제작을 못 하는 현실이거든요. 전 서울에서만 있었으니까 잘 모르다가 실제 지역에 가니 되게 심각하다는 거죠. 그런 지역 문제를 어떻게 회사와 함께 지혜롭게 풀 수 있을지가 큰 과제인 거 같아요.”

    “CBS 보도, 예전의 생기와 결기가 많이 사라져”

    - 그게 CBS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다른 방송사도 지역 방송은 어려운 거 같은데.

    “그렇죠, 그러나 CBS가 지금의 위상을 가지고 있는 게 작지만, 전국 13개 네트워크를 가진 지상파 라디오 방송사이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CBS 창사 67주년인데 60년 넘은 지역이 많거든요. 지역마다 고유한 기능을 했고 CBS도 지역 상황이 어렵지만, 서울과 지역이 서로 잘 이끌어줘야 기능을 잘하는 건데 여태까지 모든 정책이나 예산 인력 같은 게 중앙 위주로 지원돼 있어요.

    CBS 노조가 언론노조 회의에 가면 ‘우리를 자본의 논리, 경쟁의 논리가 아니라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CBS를 이해하고 CBS와 함께 싸워가자’라고 강변하는데 그 논리를 저는 그대로 CBS 지역 동지의 의견을 잘 수렴하면서 합리적 방향을 잘 찾아야 할 거 같은데 그건 항상 이해관계가 충돌해서 채용 시즌이든 인사 때든 여러 어려움이 많긴 많거든요. 그래서 초반에 얘기한 욕받이라는 게 노조가 욕을 듣는 상당 부분이 지역조합원과의 관계에서인데 모든 노조가 실행하고 판단하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얘기를 잘 듣고 잘 전달하고 소통한다는 기조로 만나려고 준비합니다.”

    - CBS 보도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세요?

    “어렵고 민감한 문제긴 한데요. 예전의 CBS가 가진 생기와 결기가 많이 사라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기엔 ‘노동환경’의 후퇴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보거든요. 실제 취재 부서 사람도 거의 없고 예전 출입처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지는 하고 있는데 적정 인원을 배치시키지 못하는 한계도 있는 상황이라서요. 사실 초반에 기자님 말씀하신 거처럼 제가 TV PD라서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게 사실인데 다행히 시경 캡/국회 출입 기자를 역임하며 보도국 내에서 신망이 높은 최인수 기자가 사무국장으로 결의해줘서, 보도국 조합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볼 예정이에요.”

    - 앞에서 잠깐 말씀하셨는데 공교롭게도 이번에 CBS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같은 날 선출되고 임기도 같이 시작하는 데 앞으로 사측과 관계는 어떻게 풀어갈 생각이세요?

    “되게 많이 부담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거처럼 CBS는 재단 이사회나 경영진, 노동조합 세 축이 함께 이끌어 가는 조직이라 배웠고, 저도 노조 활동을 하며 다시 한번 확인했거든요. 다행히 신임 사장과 개인적으로도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관계고,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당선 이후 직간접적으로 소통을 할 수 있는 관계라서 큰 걱정은 없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신임 사장이 잘하는 부분은 노조도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협력해야 하는데 잘못된 길을 선택하면 그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옳은 길로 이끌어내도록 노조가 함께 하려고 합니다”

    - 노조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주고받은 메시지는 지우는 데 선거운동 전후에 개인적으로나 단체와 주고받은 메시지는 다 캡처해서 계속 보고 있거든요. 부족한 사람에게 97%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지지를 보내주신 선후배 조합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2년 동안 분골쇄신하려고 노력하고 항상 계신 곳을 찾아가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함께 만드는 노조 그리고 죽은 게 아닌 살아 생동하는 노조가 될 수 있도록 340여 조합원들과 함께 호흡하겠습니다.”

    [출처: 고발뉴스닷컴]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