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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성명] 광란의 시대, 언론은 무엇으로 사는가?
  • 이름관리자 날짜2025-02-27 오후 2:37:50 댓글0 조회138
  • 광란의 시대, 언론은 무엇으로 사는가?

    먼저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병리적 현상과 관련해 시민사회가 기성 언론에 엄중히 책임을 묻고 있는 현실 말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CBS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알고 있다. 책임을 온전히 지기 위한 CBS 구성원들의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며, 그러기에 이를 지적하는 외부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럼에도 최근 <김현정의 뉴스쇼>를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와 확산 과정을 보자면 우려를 감출 수 없다. 뉴스쇼를 비판·비난한 데 따른 '제 식구 감싸기'식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폭력적이고 정상 궤도를 한참 벗어난 문제 제기 방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 중소정당 내부 권력 투쟁 과정에서 튄 불똥이 이제는 김현정 앵커 개인에 대한 단순 비난을 넘어 다수 유튜버, 정치 집단의 좌표 찍기와 집단 린치 양상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특정 정치인의 인터뷰 빈도가 지나치게 빈번하다거나 일부 패널의 처신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고맙게 귀 기울여야 할 비판이다. 하지만 일부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정언유착'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도 모자라 형사 고발로 이어지는 행태에는 말문이 막힌다. 수많은 사이버 렉카들이 김현정 앵커에게 쏟아내는 저주의 말잔치는 듣기 참담할 지경이다.

    언론의 비판 기능이, 그리고 공정함을 지키려는 노력이 조롱받는 시대다. 공정함을 이야기하면 ‘기계적 중립’이라고 공격한다. 누구를, 어느 정파를 비판했느냐에 따라 같은 언론이 '참언론'에서 '기레기'로 추락하기도 한다. 윤석열의 무도한 계엄 선포 직후 펼쳐진 광란의 시대는 언론에게 성역 없는 비판보다 ‘그들만의 정의’를 편들라 강요한다. 언론의 본령은 편들기가 아닌, 권력에 대한 끊임없는 감시와 견제에 있다.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은 썩는다는 고리타분한 진리를 우리는 믿기 때문이다. 우리 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유튜브만 보라 충고하던 대통령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똑똑히 확인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잘나서도, 힘이 있어서도 아니다. 소방관이 불을 끄고, 의사가 사람을 치료하듯 그것이 언론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소금이 짜야만 하는 이유는 음식을 썩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어느 쪽이든 권력이 썩지 않도록 CBS는 그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이다. 광란의 시대가 '내 편에 서라' 겁박할지라도 말이다.

    2025. 02. 27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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